—단편 한 입 #2—
하루 중 자투리 시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을 선정하여 정성껏 제작하였습니다. 스마트 기기에서 전자책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세요!
노예 소년 아리스톤은 주인의 방에서 벽에 아폴로 신을 그리고 있다. 그때 갑자기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베수비오산이 폭발한다! 시커먼 연기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돌멩이들이 비처럼 쏟아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와 뒤엉키면서 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마는데...
해적에 납치되어 폼페이에 노예로 끌려온 그리스 소년이 화산이 폭발하는 순간부터 탈출하는 과정이 마치 재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박진감 있고 실감 나게 전개된다. 노예 소년은 주인 아들과 함께 이 생지옥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 본문 중에서
땅 밑이 여러 번 요동쳤다. 마치 폭풍우를 만난 배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천둥이 치자 집 전체가 흔들거렸다. 아리스톤은 길고 가느다란 기둥 위에 서 있는 작은 동상을 보았다. 지진이 일면서 동상은 무너질 듯 이리저리 위태롭게 비틀거렸다. 그렇게 버티는 듯하다가 이내 쓰러지더니 높게 쌓인 돌무더기 위로 떨어져 산산이 조각났다. 그 위로 돌이 계속 떨어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상 부스러기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제니 홀(1875-1921)
역사 저술가. 19세기 말에 환상적인 여행 회상기를 잘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난 작가였다. 역사적인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허구화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사건들을 재창조하는, 독보적인 서술 방식을 구사했다.
이택근
『스타일』 , 『미리엄웹스터 보캐뷸러리빌더』 등 번역에 참여하고 전자책을 만들어 출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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